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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Culture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도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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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도서 리뷰

- 김범준

 

  이 책은 제목을 보자마자 우리 아빠가 떠올랐다. 20대 초반부터 직접 사업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운영해온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대단하신 아빠께서는 회사에 계시거나 회사에 관련한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주변에서 방해를 할 경우, 말투가 다소 딱딱해져서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구하고 나서 바로 아빠께 드렸다. 제목을 보고 웃음이 터뜨리시긴 하셨지만 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책을 다 읽으시기를 기다렸는데, 며칠 뒤에 내가 읽고 싶어서 여쭤보니 바빠서 한 쪽도 보지 못하셨다는 대답을 하셔서 또 한 번 웃음이 터졌다. 내가 먼저 읽고 드리겠다고 하고 가져와서 읽으면서도 참, 우리 아빠께서 읽으면 좋은 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좋은 말투의 중요성을 말하는 첫 번째 내용으로는 메라비언 법칙이 있었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지, 누군가와 처음 만났을 때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인지 등 대화하는 사람들을 관찰하여 분석한 결과, 상대방의 인상이나 호감을 결정하는 데 목소리는 38퍼센트, 보디랭귀지는 55퍼센트(표정 35퍼센트, 태도 20퍼센트)의 영향을 미친 반면에 말하는 내용은 겨우 7퍼센트의 영향만 작용한다고 한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에서 말투나 표정, 눈빛과 제스처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93퍼센트의 높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행동의 소리가 말의 소리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법칙이라고 한다. 이 법칙을 통해서 말 자체를 유창하게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의 표정, 목소리, 태도, 말투와 같은 요소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생각과 감정을 잘 전달하는 데에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교 새내기 시절 소개팅을 하러 갔을 때가 떠올랐다. 상대는 좋은 학교, 좋은 외모를 갖고 있었지만 만나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좋은 외모가 비호감으로 느껴졌었다. 말을 할 때마다 어깨를 거만하게 기울이고, 혼자 씩 웃어버리고 눈도 잘 못 마주치는 등 무슨 말을 하고는 있는데 마음으로 잘 전달되지도 않았고, 듣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말하는 것 자체로만 듣는다면 그리 형편없는 말솜씨는 아니었지만 그 외에 풍기는 모든 분위기와 느낌들이 호감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경험이었다. 메라비언 법칙이 내가 생활하는 데에 자주 경험하고 있는 법칙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이해하기 쉬웠던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고 호감도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말투에는 ‘덕분에’라는 말이 있는데 생각해보니 나는 ‘덕분에’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 편이었다. 반대로 다른 직원들이나 사람들에게 덕분에 잘 진행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참 좋았었던 기억은 있는데, 정작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덕분에’ 좋았다고 얘기를 잘 하지 못했던 것 같았고 이번 기회로 반성을 하는 기회가 되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다른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말투에도 메이크업이 필요하다는 내용 또한 기억에 남는다. 메이크업 말투 3단계는, 1단계 자신의 과거 문제를 언급하는 반성의 말투, 2단계 반성의 구체성을 담는 개선의 말투, 3단계 상대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제시하는 방향성의 말투로 이루어진다. 상황에 맞는 말을 선택함으로 ‘그냥 나’를 ‘좀 더 나은 나’로 만들어주는 말투라고 설명하며 예시를 든 문장들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그동안 딱딱한 말투를 써왔는지 새삼 깨달았고, 앞으로는 메이크업 말투를 사용해서 사람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믿는다’라는 말과 칭찬을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마주치는 가족들, 출근을 하면서 마주치는 직원들부터 고객들까지, 하루에 적어도 한 번씩은 다른 사람에게 그의 좋은 점을 찾아서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인간관계를 형성해가는 데에 상당히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버리고 삼가면 좋은 말투에 대한 부분에서는 앞의 부분보다도 더욱 더 많은 것을 깨달았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용건만 간단히’가 관계를 단절시킬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어느 날 업무에 대한 지식도 없고 처음 하는 일이라 불안하고 걱정을 하면서 다른 회사를 찾아갔었다. 구비서류들도 잘 모르겠어서 회사에 비치된 양식을 찾아가면서 서류를 챙기다가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 직원에게 물었다. 내가 이러한 상황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데 이걸 해결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이게 맞는 것인지, 또 이걸 못 챙겨오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를 물어보려고 했지만, 모든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 직원에게 말을 무시당했던 기억이 있다. 그 직원이 “그래서 결론이 뭡니까. 필요하신 내용이 뭐예요?” 라는 말로 내 상황설명을 무시하여 그대로 말을 마쳐버리고 나왔던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도 이런 태도로 나오는 말투들이 대화와 관계를 끊어내고 망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말로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불친절한 직원의 문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요즘 우리 사회의 문제로써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가 서로에게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일상적인 소소한 대화조차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서로 고쳐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과의 타이밍에 대해 나온 부분도 상당히 공감이 갔다. 변명하지 말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단순하면서도 짧게 말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자신의 변명을 추가하다가 상대방의 화를 더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현명하게 사과하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다니다보면 고마운 일, 미안한 일이 많이 생기게 되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건네는 표현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고 있는 중이었는데,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어서 좋았다. 감사의 표현은 즉시 해주는 것이 좋지만 사과의 표현은 즉시 해야 좋은 경우, 조금 기다렸다가 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표현 중에서 내가 한 가지 잘 못하는 부분이 거절이었는데, 이 거절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긍정적 No’ 말투를 통해 거절의 기술을 가르쳐주고 있다. 거절을 하되 긍정을 덧붙여 표현하는 말투를 사용하면 맺어진 인간관계를 함부로 훼손하지 않으면서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평상시에도 많이 활용할 수 있는 팁이라 기억에 남았다.

  이 책 덕분에 앞으로 회사생활뿐만 아니라 친구들, 가족들 사이에서 기분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났다. 상대방이 나와 대화를 나눌 때 나에 대해서 느낌이 좋고 호감 가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는데,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정말로 많은 도움을 줬다. 같은 상황에서도 말을 하는 방식에 따라 서로의 감정을 상하지 않고 이해받을 수 있으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 내가 관계를 단절시키는 말투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항상 생각해봐야 하고, 그러지 않기 위해 말투를 고쳐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아빠께 추천해주고 싶었던 책이었지만, 이 책은 아빠뿐만이 아니라 주변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었다. 책 제목처럼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되며 좋은 말투를 사용하는 사소한 습관들이 익숙해 졌을 때, 기분 좋은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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