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99%는 소통이다' 도서 리뷰
- 이현주
회사를 다니기 시작할 때는 출근을 할 때마다 오늘 하루 동안은 나한테 또 무슨 일들이 주어질까, 나 때문에 혹시 무슨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하며 걱정하고 긴장하다가 시간을 모두 보냈다.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면 그걸로 안도하기 바쁜 날들을 보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이런 날들이 적응이 되었을 때는 그보다 더 크게 신경 쓰이기 시작한 것이 있었다. 업무 걱정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회사에서 매일 마주치는 직원들부터 몇 년간을 이어온 거래처들의 직원들, 처음 만나는 거래처 사람들, 고객들까지 업무를 보는 동안 직접 만나게 되거나 전화상으로 대화하게 되는 모든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무척이나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친구들이나 갓 입사하여 회사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이 나에게 ‘회사를 잘 다니려면 어떻게 해야 돼?’라고 물으면, 나는 항상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 선생님과 사이가 좋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고 있었다고 해서 회사에서도 원만하게 인간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친구들한테는 그런 막연한 자신감으로 회사사람들을 대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며 매사에 말 한 마디, 반응 한 번을 소홀히 넘기면 안 될 거라고 얘기해주기도 한다. 나는 다음날 출근하려면 잠이 들어야 하는 시간이 지나는 줄도 모르고 이 책을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덕분에 잠은 좀 못 잤지만, 다음날 출근을 할 때 괜히 처음 출근할 때처럼 긴장이 되었다. 소통이 무엇인지, 소통의 기술, 소통을 위한 관리방법, 소통방식에 대해 머리에 정리를 하고 출근을 하니까 매일 보는 사람들을 만나는데도 설레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저 사람에게는 이런 소통의 기술을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경청할 줄 알고, 누구보다 공감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란 부분이 있었다.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내용에서 상황별로 예시를 든 경우들이 있었는데, 내가 그동안 공감을 표현한다고 말한 것들이 실제로는 공감을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상황> 오전에 업무와 관련된 일로 후배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좀 했더니 점심시간에 식사하러 가면서도 표정이 뚱해있다.
a. 기분 나쁜 건 바로 풀어야지, 아직도 꽁해 있는 거야?
b. 직장생활은 원래 그런 거니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
c. 아침에 안 좋은 소리 들어서 기분이 별로겠네.
위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그 때 나는 상사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들은 후배의 마음을 공감하고 있고 위로한다는 마음으로 b처럼 말한 적이 있었다. a는 판단, b는 조언, c는 공감적 언급이라는 책의 내용을 보고 정말 놀랐다. 다른 예시들도 읽어보고 생각을 해보니 나는 각 상황들에서 조언을 자주 사용하고 익숙하게 말하는 편이었다. 나는 공감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만의 기준으로 평가하고 판단하여 조언 먼저 말하는 유형이었단 사실에 놀랐고,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으로 공감하는 법을 익혀야한다는 책 내용을 집중하여 읽고 또 읽었다. 사람들은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가장 먼저 듣고 싶은 말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나 조언이 아니라 ‘이해’다. 판단과 조언이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감적 이해가 끝난 후에 객관적 평가나 비슷한 경험을 한 동지로서의 조언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배우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솔직함과 진정성이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한다’는 내용도 무척 공감을 하면서 읽은 부분이다. 특히 솔직함에 대한 오해들에 대해서 정리된 부분은 평소 자신이 솔직한 성격이라며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회사 사람이 떠올라서 참 재미있게 읽었다.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그 이유를 솔직하기 때문이라고 내세우는 경우인데 이는 솔직한 것이 아니라 무례한 것이고, 솔직함을 가장한 비난을 일삼게 되면 상대는 마음을 닫을 수밖에 없다. 솔직하게 다 드러낸다고 해서 상대방과 친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솔직하게 이야기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무조건 수용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매우 중요하고, 솔직함에는 진정성과 듣는 사람에 대한 공감이 내재되어 있어야한다.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가 소통을 향한 마음을 다스리고 관리할 줄 알아야하는데, 이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이 소개가 되어있어서 천천히 마음에 새겼다. ‘쉽게 통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편견이나 선입견을 버려라’, ‘마음이 기준을 유연하게 하라’, ‘익숙함과 불편함의 적당한 균형’, 이렇게 소개된 4가지의 방법들은 다이어리에도 적어놓고 하루를 정리하며 일기를 쓸 때마다 마음에 새기고 자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적인 생활에서는 개인적으로 마음이 통하고 호감이 가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지만, 회사는 다양한 여러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해야 하고 관계를 맺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어느 한 쪽에 치우진 교류를 할 경우 회사생활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업무 성장을 해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자신만의 기준을 유연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익숙하지 않은 불편한 관계에서도 소통의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관계의 99%는 소통이다」라는 책은 소통의 시작은 신뢰를 쌓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작하는 프롤로그도 좋았지만, 갈등과 차이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며 끝맺는 에필로그도 참 좋았다. 프롤로그까지 모두 읽고 나서 나는, “당신이 나를 먼저 이해한다면...”이라는 조건부 전제를 가지고 내 마음을 먼저 열기를 주저할 때 소통의 속도는 더뎌질 것이라며 자신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이해받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이 책이 참 고마웠다. 이 책에서는 각기 다른 곳에서 겪어온 경험들로 만들어진 서로 다른 성격, 가치관들을 가지고 있는 개인들이 상호 간에 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차이와 갈등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항상 열려있는 마음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이러한 인간관계의 소통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소통 방식을 바꾸면 출근이 기다려진다는 책의 맨 뒷장 타이틀을 보고 처음에는 조금 코웃음이 났었다. 출근이 기다려진다는 말부터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소통 방식도 회사에서는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만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이 책을 읽고 나니까 소통 방식을 바꾸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고, 회사에서도 쉽게, 그리고 자주 적용하면서 연습하면 충분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노력은 나 스스로가 먼저 마음가짐을 다리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에, 앞으로는 나도 조금씩 변화하고, 그렇게 출근이 기다려지는 생활이 되고 기분 좋은 인간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또한 이 책은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회사 직원들이 모두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상사, 부하직원 모두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상대방을 먼저 위해주려는 노력을 연습해간다면, 애쓰지 않아도 행복한 회사가 만들어져서 모두가 출근이 기다려지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들어하고 있는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소개해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지침서가 생겨서 좋았고,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 과목, 그리고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몇 십 년을 사회생활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이번에 읽은 책 내용을 잊지 않고 좋은 인간관계, 소통을 하면서 시원하고도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